머나먼 시공속에서7 스텔라 한정세트 특전 소책자 사나다 유키무라 번역
!) 주인공 이름은 디폴트입니다.
사나다 유키무라(1/1)
――잠이 안온다.
쿠도야마 산중의 작은 저택에 있는 방에서, 나나오는 밤 내내 몇 번이나 뒤척였다. 일찍 침소에 들었으나 눈을 감으면 그 악몽이 떠오른다. 세키가하라에서 떠난 병사들의 원망의 눈빛, 카피탄 모로가 제 손으로 없앤 신봉자들의 단말마……. 괴로움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떨어지지 않아, 잠에 들려해도 잘 수가 없었다.
용신이 받은 주술의 영향으로 나나오는 계속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수면을 가져서 체력을 회복시켜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잠에 들면 다시 무서운 꿈을 꿀지도 모른다…….
또다시 몸을 돌려 바로 눕고, 이불 속에서 조용히 한숨을 쉬었을 때, 문지방 너머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공주."
"네, 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세요."
답을 하자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유키무라가 들어왔다.
"잠을 못 주무시는 건가요?"
이불 근처에 앉은 유키무라가, 나나오의 이마에 내려온 머리를 손 끝으로 쓸어넘겼다.
유키무라에게 걱정을 끼쳤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나오는 눈을 내리깔았다.
"……죄송해요. 자야한다는건 알고 있는데, 또 무서운 꿈을 꾸는건 아닐까해서……."
"사과하지 마십시오. 저번에 꿈에 애한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들은 것만으로도 공주께서 본 꿈의 두려움이 전해졌습니다. 당연한 것이죠…… 그렇죠. 공주께서 잠에 드실 때까지 제가 곁에 있어도 될까요?"
"그건…… 네, 감사합니다……."
유키무라의 말에 끄덕이면서도 나나오의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본 후 유키무라가 입을 열었다.
"……그럼, 저도 같이 잠에 드는건 어떠신가요?"
"엇."
나나오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뜨고 유키무라를 바라봤다.
"곁에 같이 누워, 무서운 꿈을 꾸지 않도록 계속 손을 잡아드리겠습니다. 저에게 공주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게 해주십시오."
"으음, 하지만."
솔직히 기뻤다. 하지만 그만큼 부끄러움도 있다.
"하지만?"
"……조금 어린 아이같아서요."
그렇게 중얼거린 나나오를, 유키무라는 눈웃음을 지으며 바라봤다. 수줍음에 눈을 피하는 모습이 귀여워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당신은 저의 소중한 사람이에요."
"……."
귓가에 속삭이자 나나오의 어깨가 움찔했다.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나나오와 마주보고, 다시한번 앞머리를 쓸었다. 이마에 입을 맞추자 은은하게 물들어있던 나나오의 볼이 더욱 붉어졌다.
"자, 손을."
유키무라는 이불 옆에 누워 나나오의 손을 잡았다. 손가락을 엮듯이 손을 잇자 나나오의 마음도 점차 가라앉아간다.
"어떠십니까?"
"조금 부끄럽지만…… 유키무라씨의 손, 따뜻하네요. 굉장히 안심돼요."
"그럼 다행입니다. ……그럼, 즐거운 이야기를 하죠. 그럼 무서운 꿈 같은건 잊어버릴테니까요."
유키무라는 손을 잡은 채로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 팔엽과 함께 여행을 할 때의 이야기, 유키무라 자신의 과거 이야기……. 차분한 목소리에 점차 나나오의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공주?"
정신을 차렸을 때, 나나오는 평온한 숨소리를 내며 잠에 들어있었다. 유키무라는 살짝 미소짓고, 이불을 나나오의 목 근처까지 끌어올렸다.
"안녕히 주무세요, 공주."
그녀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속삭였다.
――가능하다면 꿈 안에 숨어들어 그녀를 괴롭히는 것들로부터 보호해주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이상, 자신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조금이라도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는 것 뿐이었다.
잠든 얼굴에서는 천진함마저 느껴져, 유키무라의 마음 속에 사랑스러움이 가득 흘러나왔다. 이 얼굴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지키고 싶다. 가족이나 친구, 백성들, 지금까지 만난 어느 누구에게도 느낀 적 없는――조용하지만 격렬하고, 따뜻한 기분. 나나오에게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아직, 시간을 보낼 수록 이렇게까지 깊게 사랑하게 될 줄은 생각치 못했다. 나나오가――사랑하는 사람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루어주고 싶다. 그것이 몸을 찢는 듯한 고통을 동반한다고 해도. 유키무라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다. 곁에서 잠든 나나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부디, 오늘 밤 당신의 꿈이 행복한 것이기를.
마음 속에서 소원하고, 유키무라는 엮여있는 손가락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