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잔느JACKJEANNE 스텔라 한정 세트 특전 SS 소책자 네지 고쿠토편 번역
!) 주인공 이름은 디폴트입니다.
!) 부제목은 기존에 있던 말을 발음이 같은 한자로 치환해 만든 단어입니다. 뉘앙스가 조금 달라지기는하는데 의미는 기본적으로 발음에 의지하므로 해석은 원단어로 합니다.
!) 작가분 문체가 일본어로는 괜찮지만 한국어로 직역하면 왈도체 같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좀 심하다고 생각되는 곳은 문장을 연결하거나 문장 내에서 어순을 바꾸거나 했습니다.
!) お疲れさまです。お疲れさま 등을 '수고~~'로 번역하기는 했는데 한국이랑 조금 달라서 그냥 인사같은 느낌입니다.
네지 고쿠토 : 才愛(가장 사랑하는)(1/1)
얼마 전까지 주인이 없던,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만이 인테리어였던 이 방은, 지금은 두꺼운 커튼에 둘러쌓여 낮밤을 잃고 높이 쌓인 서적과 막대한 자료들로 꽉 차게되었다.
들리는 것은 경쾌한 타이핑소리. 손가락을 춤추듯 움직이는 것은 이 방의 새 주인이자 이번 봄부터 타마사카극단에 입문한 네지 고쿠토다.
신입답지 않은 행동거지로 이미 이단자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천재로 명성이 자자하다.
재능 상실로 신음하던 유니베일에서의 최종공연기간은 거짓말인 것 같이.
"응-?"
그런 네지의 손가락이 갑자기 멈춘다. 안경을 고쳐쓰고 입력한 대사를 읽었다. 와닿지 않는다.
네지가 고개를 갸웃함과 동시에 핸드폰이 울렸다. 작업 중의 전화는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핸드폰을 집었다.
"여보세요. 달링? 수고했어."
[……! 수, 수고 많으세요.]
네지의 특별. 타치바나 키사.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걷었다. 그러나 즉시 고개를 돌렸다.
"눈부셔! 아침이구나-"
[굳이 말하면 낮이에요. ……작업중이셨어요?]
키사의 목소리에 염려하는 기색이 섞였다. 다시 걸겠다고 할 것만 같아 선수를 쳤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몇분을 기다려야 너와 만날 수 있는거야?"
"실례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먹을 것을 손에 든 키사가 찾아왔다.
"잘 왔어! 그럼 이거!"
공복을 떠올리며 음식을 받고, 그와 교환하듯이 쓰다만 각본을 떠넘겼다.
"이 장면 좀 해줄 수 있을까."
갑작스러운 일에도 키사는 '알겠습니다.'라며 끄덕이고는 내용을 확인한 후 대사를 읽어나갔다.
네지가 쓴 것이 키사에 의해 살을 붙여간다. 네지의 사고가 자극되어 위화감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대사에 정보를 너무 많이 넣었어!"
설명과다였던 것 같다. 즉석에서 대본을 수정해 다시 키사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이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이게 아니야!"
"엣"
완성을 통해 또다른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네지는 새로이 글을 고쳐쓰고는 그녀에게 연기를 맡겼다. 이번에야말로 정답이다――그렇게 말하려고 할 때 또다시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피어났다.
그 이후로는 같은 것의 반복. 키사가 어처구니없어하더라도 어쩔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그녀의 집중력은 끊기기는 커녕 오히려 날카롭게 가다듬어져갔다.
(정말 포기하는 법이 없다니까.)
네지가 재능을 잃었을 때도 그렇다. 네지 본인이 스스로를 포기하고 종지부를 찍으려고 했음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네지선배. 다음은 어떻게 할까요?"
"아 미안. 방금 그 부분 한번 더 해줄 수 있어?"
"네."
키사는 재연을 위해 뒤로 물러났다.
"앗"
그 발은 운 나쁘게도 쌓여있던 서적의 산과 부딪혔다. 몸은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했다.
"엇!"
네지가 그녀를 안듯이 지탱했다.
"괜찮아? 타치바나구――"
들여다본 그녀의 얼굴은 부끄러워하는 듯이 상기되어있었다. 지금까지 연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눈동자에 네지의 모습이 비추어져 있었다.
(살아있길 잘했네-)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그야 지금, 사랑받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
"있잖아, 타치바나군."
네지는 웃으며 자신의 눈동자에 그녀를 비춘다.
"이대로 같이 쓰러져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