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레이드 마니악스Charade Maniacs 스텔라 특전소책자 다자이 메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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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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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레이드 마니악스CharadeManiacs 스텔라 한정 세트 특전 소책자 단편 다자이 메이편 번역

 

 

다자이 메이 : 가장 사랑하는 너에게 돌체를 곁들여서(1/1)

――다자이 메이군은.

나와 함께보내는 시간을 무엇보다 즐겁게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준다. 

같이 등하교하는 시간도.

짧은 대화를 나누는 쉬는 시간도.

손을 잡고 지내는 휴일의 데이트도.

덕분에 매일이 즐겁고 행복해서 더할 나위 없다.


"괜찮지않아? 어울려. 엄청."

"정말? 좀 심하게 귀여운가 생각했는데."

"상관없잖아. 너는, 귀……귀엽고."

 

골라잡은 연한 분홍색의 옷을 몸에 대어보며 다자이군에게 보여주지만 돌아온 대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지금 좀 막혔지."

"내 뇌내에선 자연스럽게 말 했다고……"

 

그렇구나하고 웃으며 나는 그 옷을 사기로 했다. 다자이군은 내 쇼핑에도 불만 한마디하지 않고 같이 와줘서 이렇게 기분 좋은 말을 해준다.

 

"남자친구구나."

"어?"

"다자이군이 남자친구같아~고 생각해서."

"같은게 아니잖아. 남자친구잖아."

"그건 그런데. 이상의 남자친구같은 느낌."

"……."

"조용해졌네."

"답하기 어려운 말 하지마."

"아하하. 그냥 부끄러워하는거였구나."

"부끄러운게 당연하지."

 

토라졌다가 부끄러워했다가.

난처해서 미간을 찌푸렸다가 본 적 없는 표정으로 웃었다가.

생각해보면 정말 다자이군은 이런 느낌이었지 하고, 곁에서 웃으며 생각한다.

 

(물론 그 세계에서의 다자이군도……진짜인건 분명하지만.)

 

다만 보고 있는 쪽조차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괴로운 얼굴의 다자이군은 보지 않아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서 더할 나위 없다.

다자이군과 함께 이 쪽 세계에 돌아와 시간이 지나고, 비밀스럽게 우리 캐스트에게 정보국에서 연락이 왔다.

이세계중계의 통신을 완전히 차단했으므로 이후 이세계중계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보고였다.

그 통지는 마지막 캐스트였던 우리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했지만, 동시에 희생자인 과거의 캐스트를 생각하면 무겁고 냉혹한 통지였다.

중계차단과 함께 그들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되어버렸으니까.

 

(다자이군이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다.)

 

기뻐하면서 침울해하고, 복잡한 감정을 주체하지못하는 나를 위로해준 것은 다자이군이었다.

 

[자기중심적인건 알지만, 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기뻐했으면한다고 다자이군은 말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잊지는 않겠지만 과거로 두자.)

 

다자이군덕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세계중계의 캐스트가 됨으로써 알게된, 지금까지의 내가 모르고있던 세계의 일부를.

모르는 누군가의 괴로움을.

 

(모두 안은 채로 행복해지자.)

 

이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다자이군. 신발끈 풀렸어."

 

아아. 하고 대답하면서 쭈그려 신발끈을 고치는 다자이군을 보며 생각한다.

 

(다자이군이 자켓에 가죽구두인건 드문일이네. 혹시 데이트를 위해 멋낸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나 그런 나와 대조적으로, 다자이군은 신발끈을 잘 묶지못하고 몸을 낮게 웅크린채로 끈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몇 번이나 다시 시도하고 있었다.

 

(――아)

 

정신을 차리고 무릎을 구부려 신발에 손을 뻗었다.

 

"내가 해줄게. 신발끈 잘 묶거든."

"……그럼, 부탁할게. 난 잘 못해서."

 

얼버부리듯이 말했지만 의도한 것은 둘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한쪽 눈밖에 안보이니까 이런 일은 어렵구나.)

 

"……됐다! 어때? 완벽해?"

"완벽해, 고마워. 역시 잘하네. 여자친구가 무릎꿇어준거에 대한 기분은 엄청 미묘하지만."

"그럼 다음에 다자이군도 무릎꿇게해야지-"

"그래."

"농, 농담었어……"

 

이세계중계의 패널티로 빼앗긴 다자이군의 오른쪽 눈의 시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분명 이것도 우리가 안고가야할 것의 하나.


"굉장하다! 과일이 엄청 쌓여있어!"

 

팬케잌에 쌓인 과일에 눈을 빛내고 있자 다자이군이 미소지으며 입에 손을 대었다.

 

"침 흘리지마."

"어, 샜었어?!"

"샐 정도로 기분좋아보였어."

 

얼굴을 맞대고 풋하고 웃어버린다.

 

(즐거워.)

 

활짝 웃음을 띠고 팬케잌을 자르는 내 눈 앞에서, 다자이군은 심플한 팬케잌을 입에 옮겼다.

과일을 하나 나눠줄까 고민하는 동안 문득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저 쪽에서 한 드라마 중에 다자이군이 파티셰역인 드라마 있었지?"

"드라마 얘기야?"

 

그렇게는 말하지만 다자이군은 항상 싫은 표정 하나 보이지 않고 내 대화에 응해준다.

 

"[너에게의 사랑에, 최상의 돌체를 곁들여서]였나?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한 제목이네."

"애정이 가득한 느낌이라 좋은 것 같은데. 그래서, 거기 1화에 다자이군이 나에게 '아-'해주는 장면 있었지."

"…………있었지."

 

이번에는 싫은 표정을 해버렸다.

 

"에, 왜 그런 표정이야? 그 떠올리기 싫었어?"

"그런건 아니지만…… 당시의 내 안에서는, 왜 좋아하는 녀석한테 진심도 아닌데 '아-' 해야하는건지 꽤 갈등이 있었어서, 창피해서."

"갈등."

 

흐음흐음하고 끄덕이며 듣게된다.

 

"애초에 너한테는, 연기같은게 아니라 평범하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왜 매번 이런 연기만 하고 있는건지……아니 잠깐만."

 

무슨일인지 이번엔 볼에 손을 얹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이거 지금 한 얘기 자체가 창피한거아냐?"

"응? 그래? 미안 히죽히죽거렸어."

 

나도 솔직하게 생각한 것을 말하자, 후후하고 다자이군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히죽히죽같은 말 하지마. 웃기니까."

"그치만 다자이군이랑 있으면 히죽히죽거리게 되는걸. 안 그래? 이 녀석 히죽히죽거리고있다고 생각한 적 없어?"

"풋, 후훗……"

 

생각하고 있다는 듯이 다자이군의 어깨가 흔들렸다.

언제까지 웃고있을거냐고 내가 한 마디하기 전까지 다자이군은 즐거운 듯이 웃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나도 떠오른게 있는데."

 

우리 집 앞까지 데려다 준 다자이군이 헤어지기 직전에 말을 꺼냈다.

 

"이세계에 있을 때…… 네가 초원에서 금붕어를 떠올려줬을 때, 나,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기억해?"

"……기억하고 있어."

 

다자이군은 끄덕이고, 기억을 더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 때도 나는 반쯤 고백했다고 생각했어. 어떻게든 너를 좋아한다고 전하고 싶었으니까. 그것 때문에 디렉터와의 규칙위반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고해도, 그래도."

 

조금 쓴 한숨을, 사이에 내쉬고.

그 세계에서 보낸 소중한 추억과 시간을 거슬러올라 나에게 알려준다.

 

"네가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걸, 전하고 싶었어. 그것 때문에, 그 후의 이별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어서, 몇 번이나 그 초원의 입구를 돌아봤어. 지금 그 때랑…… 조금 같은 기분이야."

 

기억해.

괴롭거나 슬픈 일이 있어도 포기하기 않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 다자이군.

그걸 혼잣말이라고 얼버부리며 같이 돌아가자고 말해줬어. 하지만.

 

"나도, 그 때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뭐? 하지만 그건――어떤 의미로?"

"반절은……적어도 그런 의미였어. 근데 사실 못 돌아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니. 다자이군 바보."

 

정신을 차리니 눈물이 고여있었다.

거짓말을 했었다는 걸 알고나니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괴로웠던 나날이 떠올랐다.

 

"……미안."

"나도 몇 번이나 다자이군을 돌아봤어. 혹시, 그 때, 돌아봐서……눈이, 맞으면……쫓아가서, 그래서"

 

제대로 '좋아해'라고 말했을지도 몰라.

말을 끝내기 전에 팔을 잡혀, 입술이 맞닿았다.

그 입술이 떨어지자, 다음은 주륵주륵 떨어지는 눈물을 자켓 소매로 닦아준다. 신경써서 입고 나왔을 빈티지한 소재의 소매로.

 

"미안. 울리려한게 아니야. 헤어지기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던건데."

"거짓쟁이-. 그런 중요한 순간에도 거짓말하고. 같이 못 돌아왔으면 용서안했어."

"그래도 같이 돌아왔어. 이제 안 헤어져."

"그렇지만…… 이제 그러지마?"

"알고있다니까. 나도 싫어."

 

그리고 '더더욱 헤어지기 힘들어졌네.'라고 하고는 다시한번 키스를 한다. 

그 자리에선 그걸로 작별이었지만, 우리들은 그 때 그 초원을 떠올리듯 서로 돌아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